물집은 마찰의 흔적입니다. 피부 표면이 한쪽으로 끌려가는 동안 아래층은 제자리에 있으면, 두 층 사이가 벌어지고 그 틈으로 진물이 찹니다. 그러니까 물집이 생긴 자리는 '뭔가가 계속 밀리고 있던 자리'입니다. 러너에게 그 자리는 대개 세 곳입니다.
가장 흔하고, 가장 확실하게 양말 탓입니다. 발목 밴드가 느슨하거나 아치 지지가 없으면 양말이 조금씩 내려갑니다. 신발 뒤축은 고정돼 있으니, 그 사이에서 뒤꿈치 피부가 왕복 마찰을 받습니다.
확인법은 간단합니다. 달리고 난 뒤 신발을 벗었을 때 양말 뒤꿈치가 원래 자리보다 내려가 있으면 그겁니다. 신발 사이즈나 깔창을 바꿔도 소용없습니다. 아치를 잡아주는 양말로 바꾸는 게 유일한 해결입니다.
뒤꿈치 물집의 90%는 신발이 아니라 양말 문제입니다.

이건 양말로 해결이 안 됩니다. 발볼 폭이 부족한 겁니다. 러닝화는 발이 붓는 걸 감안해 평소 신발보다 5–10mm 크게 신어야 하는데, 길이만 키우고 폭은 그대로인 모델이 많습니다. 와이드 라스트 모델을 찾아보세요.
다만 양말이 두꺼우면 좁은 신발을 더 좁게 만듭니다. 새끼발가락 쪽에 물집이 잦다면 얇은 기장으로 바꾸는 게 임시 대처는 됩니다.
착지할 때 체중의 2–3배가 실리는 지점입니다. 여기에 땀까지 고이면 피부가 불어서 훨씬 쉽게 벗겨집니다. 장거리 후반에 갑자기 생기는 물집이 대개 여기입니다.
대처는 두 가지입니다. 첫째, 수분을 밀어내는 원사를 씁니다. 면은 여기서 최악입니다. 둘째, 앞볼이 이중으로 짜인 양말을 고릅니다. 천이 두 겹이면 마찰이 피부가 아니라 천과 천 사이에서 일어납니다.
터뜨리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. 물집의 껍질이 가장 좋은 붕대입니다. 다만 걷기 힘들 만큼 크다면 소독한 바늘로 가장자리에 작은 구멍을 내 진물만 빼고 껍질은 남겨두세요. 그 위에 하이드로콜로이드 밴드를 붙이면 3–4일이면 아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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